일상생활/산행후기

1,059차 산행소식 (2010년 1월 17일, 북한산)

앨리짱 2010. 1. 19. 17:20

* 제 1,059차 산행소식 ( 2010년 1월 17일, 북한산 )

 

강유근과 김경숙, 김영일, 김영창과 우원주, 김용준과 이희덕, 박완서와 이영숙,

박영준과 김영희, 박태준, 송홍석과 하명숙, 이근철 이준호, 장세종과 최명려,

차석규와 이동화, 최종호 ( 총 21명 참석 )

 

작년 연말부터 계속되는 추위로 인한 한파 冬將軍(동장군)의 위세가

꺽일 줄 모르고 계속되다.

 

그런 추위에도 불구하고 사진동호회에서 강원도 춘천 소양강변 물안개와

상고대를 촬영한다며 처가 새벽에 나가는 바람에 마을버스, 5호선, 6호선,

3호선 지하철을 이용해 09시 15분경 구파발 역에 도착하니

장세종 부부와 종호가 보이다.

 

종호는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찬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고 남은 3인은 다음 버스를 기다려 편히 앉아서 북한산성 입구까지 가다.

산성내 주차장까지 무료탑승하라는 식당 봉고차가 기다리고 있어 낼름 타고 떠나는데,

입구 휴게처에 차회장 부부등 일행이 보이나 어찌하랴.....

전화로 먼저 간다고 연락을 한 후 09시 40분경 금강산장에 도착하다.

 

잠시 후 차회장을 비롯한 15명이 들이닥쳐 차회장이 최고의 맛이라고 하는

파전 4개, 어묵탕을 시켜 막걸리와 함께 아침 해장을 하다.

20분후 원효봉 계곡 코스로 걸어 온 종호, 태준, 완서도 합류하다.

 

산, 계곡 할 것 없이 백설이 만건곤하여 온 천지가 흰색으로 변하니

오히려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고

조심하며 올라 10시 20분경 中城門(중성문)에 도착하다.

 

문루에 올라가 어머니 가슴처럼 포근한 노적봉을 쳐다보니

문루 처마끝과 조화를 이루어 볼록하고 미끈한 봉우리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다.

 

경숙의 사과로 목을 축인 후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일행보다 조금 앞서 떠난

준호와 완서를 정자휴게처에서 만나서 함께 비석거리로 향하다.

 

계곡의 커다란 바위 하나가 눈을 하얗게 덮어 쓴 채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하고 순결하게 보이는 모습을 보고 석규가 “virgin snow rock" 이라고 명명하니

암튼 순간순간 그의 순발력은 알아줄 만하다.

 

중흥사터 삼거리에 도착하여 A,B팀을 나누다.

종호를 선두로 북한산장-대동문-대성문 코스로 갈 A팀을 모집하는데

완서, 영준, 용준은 자동으로 A팀으로 나서고 사초가 오늘 처가 없으니

따라가겠다고 하자 모두 뜨악한 표정을 짓는데 머뭇거리던 준호가

‘사초도 가는데 나도 그리 갈래....“ 하여 모두 6명이 정해지다.

 

A조가 떠나기 전 차회장이 기념사진을 찍자마자

사초가 A조로 갔다는 증명사진을 찍었으니 이젠 꼭 안가도 되네....

하며 발길을 돌려 B조로 갈 포즈를 취하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그럼 그렇지 니가!” “지 버릇 남 주나....” “개과천선하나 했더니 역시나....

” 등등...온갖 소리를 다 듣더니 사초가 씩~ 웃으며 “ 농담도 못하냐...”

하며 다시 A조에 합류하다.

 

남은 인원들은 자동으로 B조가 되어 갈대밭-행궁지터-대성암-대성문으로

향하여 올라가다. 태고사와 중흥사 양쪽에서 스테레오로 흘러나오는

독경소리를 들으며 올라가는데 된비알이라 힘이 들고 맨 뒤에서 좇아가기 바쁘다.

 

간만에 나온 준호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아이구, 사초가 왜 이리 약해지셨어...” 하다.

사초왈 “ 야, 너도 내 나이 돼 봐라...” 맞장구치니 “안 속아 영원히 니 나이 될 수 없잖아....”

하여 모두 웃어보다.

 

10시 50분경 북한산장에 도착하니 위문과 백운대로 가는 등산객들로 시끌버끌하다.

잠시 숨을 고르며 쉰 후 눈밭 길를 헤치며 오르니 東將臺(동장대)의 늠름한 모습이 눈앞에 보이다.

건너편의 남장대와 함께 북한산성내의 병력을 지휘하던 곳이라

그런지 주위가 탁 트이고 저 아래 계곡길까지 보인다.

 

준호가 간만에 이곳에 왔다며 기념사진을 찍으며 계속 내달리니 11시 30분 대동문이다.

오가며 쉬는 등산객들로 꽉 차 있어 마치 시장터 같은데, ‘京畿’ 글자가 눈에 보여  자세히 보니

‘경기상고 총동창 산우회’의 프랑카드가 걸려있고 수십명이 모여

시산제를 지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다.

 

여기서부터 성벽길을 따라 대성문 으로 향하는 길은 평탄한데

눈을 밟는 순간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가 정겹게 들리다.

성벽 너머 저 멀리보이는 서울시가지는 회색빛 스모그가 깔려있는 모습이

정말이지 공기 좋은 이곳에 오늘 잘 올라왔다 싶다.

 

20여분 걸어가니 정릉에서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補國門(보국문)을 마주치다.

그곳을 통과하는 계단이 너무 가팔라 보이고 힘들게 느껴져 산허리를 에둘러가는

우회로를 택하여 나아가다. 처음엔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북사면이라 눈도 많이 쌓여 있고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 되니 점점 힘들어지고 A코스를 택한 것이 후회막급이다.

 

가도가도 능선이 보이지 않자 슬슬 걱정이 되는 순간 대성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되니

겨우 안심이 되다. 마지막 힘을 내어 12시 30분경 문루아래 나무계단에 걸터앉아

뜨거운 물을 먹으며 한참을 쉬며 기력을 되찾다.

 

大成門(대성문)을 통과하니 따스한 햇볕이 내려쪼이며 언제 겨울이었나 싶게

여기는 별세계의 어느 따사로운 봄나라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다.

 

한편 B조는 중흥사 삼거리를 지나 사람키보다 더 큰 갈대밭을 지나며 잠시 쉬다.

그 주위에서 놀던 곤줄박이가 주위를 배회하다 동화와 영숙이가 인절미 콩고물을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니 사뿐히 내려앉아 쪼아먹는 이쁜 모습을 보이다.

 

지난주 딱따구리에 이어 연 이은 조류생태체험을 하는 셈이니

겨울산행 아니면 맛보기 힘든 좋은 경험으로 보이다.

행궁지 앞에서 잠시 쉬며 동화의 인절미를 맛본 후 언제나 그 자리에 서면

증명사진을 찍는 어영청 터 축대앞에서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다.

 

다시 계곡길을 올라 대성암을 거쳐 대성문에 12시 20분경 도착하여

그간의 힘듬을 털어내며 잠시 쉬기고 하다.

 

보현봉 동쪽 사면의 목책계단 근처 너른 터에 자리를 마련하고 A조를 기다리다.

사초가 도착한 후 5분정도 지나니 일행들이 속속 도착하여 합류하자 공양을 시작하다.

 

일단 태준의 따끈한 청주와 동화의 글루바인으로 속을 덥힌 후 점심공양을 시작하다.

준호가 모처럼 아들이 제공한 보드카를 꺼냈으나 오렌지 주스가 없다는 이유로

개봉이 유예되고 ‘산사랑’에 비치키로 하여 유근의 배낭속으로 들어가다.

 

동화의 닭볶음, 치즈, 나물, 빵과 명려의 따끈한 김치찌개,

준호의 계란말이, 멸치볶음, 매실초절임과 영희A의 유부초밥 등이 나오니

눈밭에서 푸짐한 정찬을 시작하다.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점심공양 및 이슬공양으로 즐기는 가운데

까치와 까마귀들이 불우이웃 돕기 좀 하라며 우리 주위를 배회하며 울어대나

까치는 너무 뚱뚱하여 비만으로 보여 모른척하다.

 

14시경이 되자 비주류파들은 춥다며 일어서서 배회를 시작하다.

그들이 먼저 떠나고 주당파 몇 명은 사초의 배갈를 뜨거운 물에 섞어 마시며

雪景(설경)의 흥취를 좀 더 즐긴 후 하산하기 시작하다.

 

일선사 삼거리, 박통바위를 거쳐 동녕폭포 앞에서 잠시 쉬며 형제봉을 조망하다.

15시경 평창동 통제소로 빠져 나오며 일이 있다고 먼저 떠난 10명을 제외한 11명은

압구정동 뒷골몽의 감자탕집에 재집결하다.

 

삼겹살구이, 동태찌개를 안주삼아 소주 막걸리와 함깨 하니

그동안의 산행에 대한 고단함도 어느덧 사라지고 없다.

며칠 전 故人(고인)이 된 장승우 동기와의 인연과 산행 등을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덧 밖에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총 산행시간 5시간 30분, 北漢山 제비 記 )

 

* 차주산행안내 ; 12월 (일) 오전 09시 30분 2소선 낙성대역 4번출구 앞

( 서울대 302동-무너미고개-관악사지-연주암-서울대 302동, 약 4시간 소요 )

 

* 경비 ; 1만원 /인 (점심. 간식, 음료 및 아이젠 지참 요 )

 

* 연락처 : 산우회장 차 석 규 011-253-1330, 산행총무 김경환 017-278-5256

 

* 공지사항 (1) ; 차석규 산우가 찍은 북한산 설경 및 산우들 스냅사진이 경기 62회 홈페이지 www.kg62.or.kr에 실렸으니 많은 감상 바랍니다.

 

* 공지사항 (2) ; 금주 산수회는 아래와 같습니다.

 

- 집결일시 집결 정소 : 1월 20일(수) 오전 11시, 2호선 낙성대역 1번출구 앞

- 산행지 : 관악산 (경비 1만원)

- 62회 허연회 후배의 회갑잔치를 원당시장 모처에서 함.

- 연락처 : 김연배 ( 010-3787-9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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