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요런병은 어디가서 고치남요 ?
카메라가방 메고나가면 세상만사 모두가 즐겁기만 하여
눈만 딱 떨어지면 걍 나가고 싶은 고런 고질병입니다요."
라고 하시면서 스스로 고질병이라고 진단을 내리신다.
고질(痼疾)이란 ‘오랫동안 앓고 있어 고치기 어려운 병’으로 ‘고질병’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의미로는 ‘오래되어 바로잡기 어려운 나쁜 버릇’을 뜻하기도 합니다.
산수님이 산수(山水)를 좋아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산수를 너무 좋아하는 의미로 ‘연하고질(煙霞痼疾)’이란 말이 있습니다.
즉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버릇’을 말합니다.
‘어떤 병이 고치기 힘들 정도로 몸속 깊이 들다’란 뜻으로 쓰이는 비슷한 의미로는 ‘고황(膏肓) ’이란 말이 있습니다.
한자 풀이는 ‘염통밑 고(膏),명치끝 황(肓)’으로,‘염통=심장’과 ‘명치끝=횡격막’ 사이를 가리킵니다.
한의학에선 예부터 고황을 신체의 아주 깊은 곳으로 보았는데,병이 이곳까지 미치면 치료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고치기 힘든 병에 걸린 것을 가리켜 ‘고황에 들다’란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병이 고황에 들었으되,그 병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좇는 마음의 병이라면 그것을 ‘천석고황(泉石膏肓)’이라 합니다.
퇴계 이황선생은 그가 지은 <도산십이곡>중 1곡에서
그 스스로를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초야우생)이라 칭하며 샘과 돌,즉 자연을 지극히도 사랑함이 깊은 병이 됐다(천석고황)고 노래를 하였습니다.
<도산십이곡 중 1곡>
이런들 엇다하며 뎌런들 엇다하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오)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러타 엇다하료.
(초야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이 이렇게 지낸들 어떠하리오)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텨 므슴하료.
(하물며 샘이나 돌,즉 자연을 사랑함이 깊은 병이 된 것을 이제와 고쳐 무엇하리오)
세속의 부귀영화,명리를 떠나 자연 속에 살고 싶은 마음이 절실함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산수님이 스스로 고질병이라 말씀하시는 것도
어쩌면, 자연 속에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마음이 움직여 카메라를 들고 다니시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고질병에 해당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자연 속에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하는
근거 없는(?) 이런 저런 생각의 나래를 펼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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