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구석구석/경상북도여행

[봉화여행]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인 봉화군 청정오지의 승부역

앨리짱 2012. 9. 17. 23:52

[봉화여행]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 봉화군 청정오지의  "승부역"...

 


승부역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에 위치...

영동선 역 중의 한 곳이며

봉화군의 첩첩산중

그야말로 산중 협곡 오지에 있는 역이랍니다 ...

 

지금은

자동차를 타고 석포리를 통해서 갈 수 있지만

예전에는 기차로만 갈수 있었던 곳이라 합니다.  

 

버스를 타고 승부역까지

구불구불한 산길을 가다 보니까

승부리에 마을이 하나 있긴 했는데요,

그 마을에서도 승부역까지는 한참을 더 갔던 것 같아요 ...

 

가구수가 그리 많지는 않아 보였으나

탁 트인 풍경이 정말 수려하고

배추,옥수수 등 고냉지 밭 풍경이 장관이었습니다.

 

승부리 주민들이 봉화군 춘양장에 다녀올때

승부역에서 기차를 타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하네요.

 


(승부역 시비)

 

승부역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승부역에 19년동안 근무했던 역무원이

오지의 비경을 본대로 느낀대로 표현하여 암벽에 쓴글인데요

이제는 승부역의 상징이 되어 버렸답니다.

 

 

 


 

석포리에서 승부역 가는길 (12km) 이정표를 발견 ...

 

이정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사진은 못 찍었지만 엄청난 크기의 공장을 지나게 되는데요...

아니 이런 산골에 이렇게 큰 공장이 있다는게 좀 의외였습니다 .

 

그런데

일행 중 무슨공장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길가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영풍석포제련소라고 하네요...

아니 이렇게 깊은 산골에 웬 제련소...

 

청정지역을 오염시키고 있는 듯한 공장이

깊은 산골에 위치한 것이 너무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승부역으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 산길이며 외길입니다... 

 

차 두대가 지나기도 힘들어 보이는 그런 임도같은 산길....

군데군데 교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휴~~~

반대편에서 차가 오기라도 한다면 진땀 꽤나 흘릴 것 같습니다.

 

달리는 차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산을 뚫고있는 굴과 협곡의 다리를 보니 깊은 산골이라는 것이 실감 되지요.

 

어느지점에서는

네비양도 가만히 멈추어 있다가 다시 작동을 하더라는...

 

 


(승부 현수교)

 

석포리에서 도로를 타고 오면

이 다리를 건너야 승부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현수교 끝 오른쪽 저 멀리 승부역이 조그맣게 보이지요.

 

 

 

 

 

현수교를 건너가면서

우리가 석포리에서 왔던 길을 담아 보았습니다.

흐르고 있는 물이 낙동강이라고 하네요.

 

 

 

 

 

위 사진의 건너편입니다.

굴을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승부역이구요

왼쪽으로 가면 석포역 이랍니다.

 

 

 

 


 

현수교를 건너 승부역으로 가는 중....

 

 


 

빨개도 너~~~무나 빨간 우체통이 인상적인 승부역...

우편물 수거는 2시라고 써 있는데요

그런데 우편물이 있을때 만 와서 수거를 한다고 써 있네요.

 

 

 

[승부역 연혁]

 

1956년 1월 1일 : 강원도 울진군 서면 승부리에서 영암선 개통에 따라 보통역

1957년 7월 17일 역사 신축준공

1997년 3월 11일 배차간이역으로 격하

2001년 9월 8일 : 신호장으로 격하

2004년 12월 10일 보통역으로 재승격

 

(출처 : 다음위키백과)

 

 

 

깊고깊은 첩첩산중 오지에 꼭꼭 숨어있는 승부역을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 갈 수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1998년 12월 "환상의 눈꽃열차" 가 운행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승부역이 알려지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겨울철 눈꽃열차 여행이 환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네요.

 

 

 


 

역무원 한분이

자연을 벗삼아 쓸쓸한 승부역을 혼자서 지키고 있는데요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밤에 누워서 깜깜한 하늘을 쳐다보면

반짝반짝 별이 빛나는 밤의 풍경 또한 일품이라고 합니다. 

 

 

역 앞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절벽과 높은 산으로 둘러 쌓인 그런 곳입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운치가 있는 분위기...

 


 


 

 

 


 

철로위를 혼자서 걸어도 보고...

 

 


 

친구와 함께 철로위를 걸으며 추억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보다는 둘이 좋아 보입니다...

 


 


핸드카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승부역은 영암선 개통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입니다 ...

 

승부역에는

다른 역에서는 볼 수 없는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세워져있는데요

이 비를 보면 이곳의 선로를 부설하느라

얼마나 많은 애를 썼는지 쉬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암선(영주-철암간 87km ) 의 건설은

태백광산지역의 지하자원을 수송하기 위해

1949년 착공되었다 하는데요

 

영암선은 영주에서부터 부설을 시작하여 봉화,

춘양을 거쳐 공사를 해 올라가다가 현동을 지나면서

너무 지형이 험해져 더 이상 진척이 되지를 않았다 합니다.

 

그러자

다시 철암에서부터 석포쪽으로 공사를 해 내려왔다고 하며

그렇게 해서 승부에 이르러 두 선을 서로 이어야 했는데,

이 지역의 지형이 너무도 험준해서

암반으로 들어 찬 여러 개의 산을 뚫어 터널을 만들어야 했고

밑이 보이지도 않는 아득한 계곡 위로 교량을 놓아야 하는

어려운 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난공사를 하다가 결국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고,

그들의 희생속에 마침내 1955년 개통이 되었다 합니다.

 

그런 희생을 전해들은 이승만 대통령께서

희생자를 애도하며 친히 비문을 써서 내려 보냈는데

승부역 역사에 세워져 있는 영암선 개통비가 바로 그 비라고 합니다.

 

애석하게도 영암선 개통비 사진을 못 찍어 왔네요...

 

.

 

 

 

 

이렇게 한적한 산골의 기차역에도 

'타고 내리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라고 생각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두분이 현수교를 건너 오시더니

승부역 플랫홈 나무그늘에 앉아서 기차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6남매를 두셨다는 할머니는 기차를 타고 태백을 가신다 하시네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말동무를 해드렸더니 미소를 환하게 지으시네요.

 

강릉행 기차는 아직도 30여분이나 남아 있는데

부지런히 서울러 일찍이도 나오셨습니다.

 

 

농사 지으시느라

햇빛에 그을리고 주름진 얼굴과 손이지만 무척 건강해 보이구요

표정이 밝아서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

어릴적 뵈었던 할머니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야기하는 내내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태백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

30분이나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시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기차가 도착하니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먼저 태우시고

할아버지가 타시는 모습을 역무원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잠간동안이지만 이야기 하며 정이 들었던 할머니

손을 흔들면서 작별의 인사를 하였습니다...

 

 

 


 

화물차가 먼저 들어와서

반대편의 열차가 들어오기를 기다립니다.

그 열차가 지나간 다음에야 화물열차는 움직이기 시작하네요...

 

왼편의 기차는 화물선으로 먼저 승부역에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오른쪽 열차가 지나가고 나니까 그때서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철로와 낙동강 그리고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

물소리, 벌레소리만이 들려오는 이곳에 우리외에는 아무도 없었답니다.

 

 

 



 

연인과 함께 기차여행를 하면 참 좋을 것 같은 데이트 코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는 멋진 기차 여행이 될 것 같은 예감...

기차여행을 하면서 김밥과 삶은계란 등 도시락을 먹으며 즐거웠던 추억....

아이들에겐 낭만이 가득했던 좋은 추억으로 오랫동안 기억이 되지 않을가 합니다.

 

 

 



석포리에서 12km

구불구불하고 좁은 산길을 달려 도착한 승부역...

이렇게 험준한 산악지역에도 기차역이 자리하고 있는것이

처음엔 너무너무 신기했답니다... 

 

 

 

 


 

승부역에서 세월교쪽으로 내려오는 길...

 

 

 

(세월교)

 

겨울 눈꽃열차가 운행할때

세월교 건너 왼편으로 보이는 곳에 장터가 생긴다고 합니다.

 

온 천지가 새하얀 눈으로 덮힌다고 생각하니...

눈꽃열차를 타고 겨울에 꼭 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

영동선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승부역...

 

산악지대를 달리는 영동선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해 보아야만

승부역의 과거와 현재를 진정으로 음미할 수 있지 않을가 생각해 봅니다.